제198차 조찬토론회는 3/4분기 이사회에서 제안한 인문학 강연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은 천길주 부회장님이 추천하신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이영호교수를 모시고 “부처와 공자의 만남”이란 도저히 내용을 상상할 수 없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영호교수님은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주역, 금강경, 삼국유사 등을 강의하시며 경학사상 연구(2004), 동아시아의 논어학(2019) 등 다수의 책을 쓰신 경학 부문의 한국을 대표하는 학자입니다. □ 강연내용 부처와 공자의 만남은 어떻게 이루어 졌을까? 사실 연대로 보면 공자는 부처가 열반하시기 7년 전에 태어났다. 서로 만날 수는 없었지만 BC 2년 경 불교가 중국으로 전파되면서 인도문명(불교)과 중국문명(유교)이 만날 수 있었고, 새로운 융합사상이 탄생하면서 불교는 중국의 禪宗, 우리나라의 曹溪宗으로 발전하였고, 유교는 朱子學/陽明學, 우리나라의 退溪學/霞谷學(하곡학)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이다. 부처와 공자의 사상은 어떨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처도, 공자도 “나는 없다”라는 것이다. 부처의 사상은 금강경에 나오는 “無我相, 無人相, 無衆生相, 無壽者相”이다. “불행이나 슬픔을 겪는 내가 없고, 너도 없으며, 잘나고 못난 사람도 없고, 오래 사는 사람도 없고 요절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즉, “아파하는 사람이 없는데 아픔이 어디 있겠느냐?”하는 것이다. 공자의 사상도 논어에서 “無意, 無必, 無固, 無我”로 표현된다. “편견이나 억측하지 않고, 반드시 해야 할 것도 없고, 고집할 것도 집착할 것도 없고, 아파하는 존재가 없는데 아픔이 어디 있겠느냐”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러한 학문을 이어 받아 발전시킨 朱子學에는 道心과 人心이 있다고 한다. 들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상이다. 하지만 人心은 감정, 욕구, 지향, 집착, 불안, 즐거움, 생각 등 우리가 쉽게 감지할 수 있는 것들이며, 우리는 언제나 위태하고 불안한 이러한 人心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여기서 인간이 느끼는 불행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人心을 벗어나지 못하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행에서 벗어나자면 道心 속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道心이라는 것이 아주 모호하고 자각하기 힘들다. 道心은 人心이 생성되는 혹은 人心을 자각하는 어떤(?) 그릇 혹은 바탕인데 감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道心에 이르기 위해서는 人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人心을 통해 道心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人心에서 道心에 이르는 방법을 朱子는 “惟精惟一(유정유일)”이라고 가르쳤는데 惟精, 즉, 정밀하게 仁心을 살펴보는 것이며, 惟一 즉, 人心을 통해 지각된 道心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평범한 인간은 人心 속에서 살아온 시간이 오래되기에 이 허상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지만 한번이라도 人心을 바라보는 道心을 자각 또는 체험한다면, 그리고 이것이 점차 익숙해져서 항상 道心이 자각되는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너무 어려운 사상이라 이영호 교수님은 쉬운 예를 들었다. 우리가 자장면의 맛을 아무리 설명해도 알아듣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자장면의 맛을 보는 순간 모든 설명이 의미가 없게 되며 자장면의 맛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 人心에서 道心을 자각하는 것을 불교에서는 “初見性”이라고 하는데 자장면의 맛을 보는 것과 같은 初見性을 경험하고 이것이 익숙해지면 道心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初見性을 경험하고 道心 속에서 살게 되면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도 않으며, 지금 여기서의 삶을 불안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中庸의 “上不怨天 不下尤人” 즉,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아래로는 사람을 탓하지 않는 삶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과 이현수 공동대표님의 마무리 말씀으로 끝이 맺었습니다. 코로나19가 물러가면 보다 많은 회원님들을 보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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