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산업비전포럼 제256차 조찬토론회는 “미중 갈등시대 한국건설의 미래진단”을 주제로, 오랜시간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며 글로벌 건설현장을 경험한 타케나카 유렵의 성범용 부사장께서 강연해주셨습니다. 건설산업이 맞이한 구조적 변화,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산업 영향, 그리고 한국 건설의 지속 성장 전략을 제시하며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성범용 부사장은 중앙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칼스루헤 대학 건축학 석사, 그리고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 경제공학 박사를 받았습니다. 중동 사우디 현장을 시작으로 일본 건설사에 합류해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30여 년간 활동해 온 글로벌 건설 전문가입니다. 현재는 현업과 병행하며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임하고 계십니다. 성 부사장은 먼저 인구 급증과 감소, 패권 이동, 시장 이동, 건설 이동, 기술 이동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기준으로 한국 건설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며, 인류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끈 가장 근원적 요인으로 ‘인구’를 지목하고, 급격한 인구 증가와 향후 감소가 불러올 경제·산업 재편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산업혁명 이후 부의 흐름이 유럽에 집중된 역사, 냉전시대 미·소 대립, 미·일 간 갈등(플라자합의, 반도체 협정) 등 과거 사례를 통해 패권 경쟁이 곧 산업 지형 변화를 만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미·일 갈등 국면에서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키울 수 있었던 긍정적 경험이 있었음을 짚으며, 현재 진행 중인 미·중 패권 경쟁 또한 한국 건설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전략 없는 해외 진출은 과거의‘어닝 쇼크’사례처럼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대체시장 발굴과 경쟁력이 있는 상품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일본, 독일, 싱가포르 등 주요국의 사례를 비교하며 한국 건설산업이 개선해야 할 요소를 꼽았습니다. 일본은 장인정신과 정밀도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내부 결속’, 독일은 장비·자재 혁신과 외국인 활용 관리 능력, 싱가포르는 자동화와 제도화를 통한 시스템 혁신이 강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주택시장 편중, 외국인 노동자 관리 체계 미흡, 일회성 계약 구조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건설시장 생존을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 설계와 시공의 융합, 협력사와의 긴밀한 파트너십 강화, 단계적 기술 혁신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강연 후에는 질의응답에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일본 빅5 건설사가 장기간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과욕을 부리지 않고 안정성을 추구하며, 발주자와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은 경영 철학”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고, 한국 건설의 해외 전략에 대해서는, “중국 건설의 주춤한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무모한 확장이 아니라 현지화와 차별적 경쟁력이 있는 시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독일 건설사의 몰락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자체 역량은 우수했으나 과도한 중국 의존과 에너지·정치적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건설 인력 구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거 무분별한 해외 확장 과정에서 인력 선발·해고가 반복되며 조직 문화가 왜곡됐다. 이는 개별 기업의 힘만으론 해결하기 어렵고,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개선 가능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제256차 조찬토론회는 단순히 한국 건설의 현재를 돌아보는 자리가 아니라,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건설산업이 어떻게 기민하게 대응하고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지를 깊이 고찰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전략 없는 해외 진출은 위험하다, 단계적 혁신과 현지화가 답이다”라는 성 부사장의 메시지는, 앞으로 한국 건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금 환기시켜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